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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제도, 장기기증에 대해 생각하다

기사승인 2019.12.04  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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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엄과 가치, 희망과 기부 죽음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우리는 매일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늦잠을 잤는데 1교시 수업이 있다면 결석을 할 것인지 세수만 하고 뛰어나갈 것인지, 지금 바로 출발한다면 버스를 탈 것인지, 택시를 탈 것인지 그야말로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특히 성인이 된 이후부터는 크고 작은 모든 일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주변의 조언을 구할 수는 있겠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나에게 있다. 그렇게 수년, 수십 년간 살아가면서 인생의 지혜도 쌓여간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는 조금 다르다.
죽음에 이르는 그 과정은 누구도 알 수 없고 스스로 그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다. 어쩌면 그래서 죽음이 더 무섭고 슬프게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잘 살아가는 방법 웰빙(Well-being)에 대한 고민만큼, 잘 죽는 방법 웰다잉(Well Dying)에 대한 고찰도 커지고 있다.
에세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루게릭 병에걸린 모리 교수는 죽음을 마지막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죽고난 후 사람들이 모여 슬퍼하는 것이 뭐가 중요하냐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모아두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 살아있는 장례식을 치른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스스로 방식을 선택하는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죽음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고 갑작스런 죽음 앞에 내가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생명을 단축할 수 있는 권리 `안락사'에 대해서 끊임없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1994년 6월 네덜란드에서 한 의사가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사람에게 치사량의 수면제를 주어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후 네덜란드 대법원은 2001년부터 안락사를 합법화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생명을 단축시키는 형식의 안락사가 아닌 생명 연장의 선택권을 주는 존엄사와 관련된 제도를 지난해 마련했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기 결정을 존중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다. 19세 이상이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통해 본인의 생명 연장에 대해 의사를 미리 전달할 수 있다. 죽음에 임박한 상황이 되었을 때 인위적인 생명 연장 장치에 의존하게 되어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한 문서이다. 자발적 의사에 따라 본인이 직접 작성하여, 법에 정해진 의료기관,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 및 건강생활지원센터 등 지역보건의료기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관한 사업을 수행하는 비영리법인 또는 비영리단체 및 법에 정한 공공기관에 등록하여야 효력이 발생한다.
`뇌사 시 장기기증' 또는 `사후 장기기증' 등 죽음이 더욱 의미있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뇌사는 뇌의 모든 기능이 정지하여 회복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뇌사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하는 경우 심장, 신장, 간, 췌장, 폐 등 한 사람의 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사후에도 시신, 조직, 각막 등 기증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유교문화권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편이다. 기증자가 증가하는 추세인기는 하나 세계적인 의료기술 보유국임에도 그 수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10월 86세의 최고령 고 윤덕수 씨와 11월 또래 친구 8명에서 새생명을 주도 떠난 고 최동원 군의 사례가 경종을 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기기증 서약은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 컴퓨터, 휴대폰 등 온라인뿐만 아니라 우편이나 팩스 지역 내 장기이식 등록기관에 방문할 수도 있다.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또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같은 등록기관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장기이식등록기관에 장기기증 신청한 자가 뇌사상태에 이르면 기증자 유가족 면담과 동의 확인, 절차에 따른 뇌사 판정, 장기 적출 및 이식 등이 절차를 밟아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명으로 자리잡는다.
죽음은 더이상 받아들이기만 해야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이 단순한 `끝'이 아니라 `내 삶의 멋진 마무리'가 되도록 하고 싶다면 자신이 죽음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공경희 전임기자 deupres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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